지금 이 순간에도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 감염병, 전쟁, 정전, 사이버 사고 등 다양한 비상사태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설마 우리 집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비상상황은 한순간에 우리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생존의 기본이자 가족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체크리스트는 정부 재난안전 가이드와 생존 전문가 조언을 기반으로 구성된 실용적인 정보입니다.
1. 생존의 기본, 식수와 식량
인간은 물 없이 3일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식수는 재난 대비 준비물 중 가장 최우선입니다. 성인 1인당 최소 하루 2~3리터, 3일치 기준이면 약 9리터 이상이 필요합니다. 4인 가족이라면 최소 36리터는 보관해두어야 안전합니다. 마시는 물 외에도 세면용, 세척용 용수도 고려하세요. 정수 필터, 정수 알약, 휴대용 정수기 등은 강이나 우물물을 정화하는 데 유용하며, 특히 장기적인 대피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식량은 전기나 가스 없이도 섭취 가능한 형태로 준비합니다. 통조림(과일, 참치, 스튜), 즉석밥, 건조 과일, 에너지바, 컵라면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통기한이 길고 보관이 쉬운 제품 위주로 구성하고, 유통기한을 분기마다 점검해 교체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멸균우유, 전투식량, 건빵 등도 좋은 선택입니다.
2. 정전 대비, 조명과 전력 준비
정전은 매우 흔한 비상사태 중 하나입니다. 전기가 끊기면 냉장고, 조명, 통신이 모두 마비되어 정보 단절과 불안감을 가중시킵니다. 대비를 위해 손전등, LED 랜턴, 캠핑용 헤드램프 등을 구비하세요. 예비용 배터리도 넉넉히 준비하고, 재충전이 가능한 태양광 랜턴이나 크랭크(손잡이) 발전기도 좋습니다.
보조배터리는 휴대폰 충전뿐 아니라 LED 조명, 소형 팬, 블루투스 라디오 등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태양광 충전패널이 포함된 멀티 배터리는 장기 대피 시 매우 유용합니다. 차량용 인버터를 활용해 차에서 전력을 뽑을 수 있는 방법도 병행 준비하면 좋습니다.
3. 응급처치 키트와 상비약
재난 상황에서는 병원 접근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작은 상처도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응급처치 키트는 필수입니다. 소독약(과산화수소, 포비돈), 멸균 거즈, 밴드, 지혈대, 반창고, 가위, 핀셋, 체온계는 기본입니다.
상비약으로는 진통제, 해열제, 지사제, 멀미약, 항히스타민제, 감기약, 소화제 등을 포함해야 하며, 평소 복용하는 개인 처방약은 1~2주분 이상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연령별 약품을 따로 준비하세요. 일반 구급함 외에도 손 소독제, 일회용 장갑, 마스크, 응급처치 매뉴얼 북이 있다면 더욱 완벽합니다.
4. 가족 맞춤 준비물
가족 구성원에 따라 필요한 물품이 달라집니다. 유아가 있는 가정은 분유, 젖병, 기저귀, 아기 물티슈, 유아용 상비약이 필수입니다. 여성은 생리대, 청결티슈 등 위생용품을 포함해야 하며,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구, 약물, 의약품은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사용 기한을 확인하세요.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가정은 사료, 간식, 물, 배변용품, 리드줄, 동물용 응급약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용 생존 키트도 준비해야 합니다. 일부 대피소는 반려동물 반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 정보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5. 통신 두절 대비, 정보 수신 도구
스마트폰은 편리하지만, 정전이 지속되면 통신망이 끊기고 배터리도 고갈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휴대용 라디오가 생명의 줄이 될 수 있습니다. 재난방송을 실시간으로 듣고, 정부 지침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랭크 방식(손으로 돌리는 충전 방식), 태양광 방식, AA 배터리 방식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갖춘 라디오를 추천합니다.
가족 연락망은 종이에 적어서 보관하고, 가까운 대피소, 병원, 구호소 연락처를 미리 정리해두세요. 또한 QR코드나 클라우드에 신분증 사본, 의료기록, 보험 증서 등을 저장하고 오프라인용으로도 프린트해두면 훨씬 안전합니다.
6. 신분증·금융·서류 백업
신분증, 여권, 보험증서, 가족관계증명서, 부동산 권리증, 처방전, 통장사본 등은 긴급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문서입니다. 원본과 함께 컬러 복사본을 방수팩이나 지퍼백에 보관하세요. 클라우드에 스캔해 백업하는 것도 좋습니다. USB에 PDF로 저장해두는 것도 안전한 방법입니다.
현금은 전기나 인터넷이 마비된 상황에서는 신용카드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1만원권, 5천원권 등 소액 지폐 위주로 10만~30만원 정도를 비상용으로 준비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전도 일정량 보관해두면 자동판매기나 대중교통 이용 시 유용합니다.
7. 비상가방(Go Bag) 구성법
비상가방은 즉시 대피해야 할 때 들고 나갈 수 있는 생존 가방입니다. 크지 않더라도 필수 물품이 압축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백팩이나 방수가방 형태가 적합합니다. 기본 구성은 식수 1~2병, 에너지바, 응급약, 손전등, 보조배터리, 신분증 사본, 라이터, 멀티툴, 휴지, 생리용품, 마스크, 간이포, 멀티충전기 등입니다.
각 계절에 맞게 여벌 옷, 담요, 우비, 장갑, 모자 등을 넣어두고, 아이가 있는 경우 작은 장난감이나 색연필 등을 넣으면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상가방은 현관이나 침실 근처,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는 것이 좋고, 분기별 점검으로 내용물을 교체하세요.
8. 정기 점검과 가족 훈련
아무리 좋은 비상물품을 갖춰도 정기 점검과 실제 훈련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비상가방 위치를 알고 있어야 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대피 훈련도 필요합니다.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화재 대피로 확인, 소화기 사용법 등은 어린이와 함께 연습해두면 위기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비상물품은 최소 3개월마다 점검하여 유통기한 확인, 배터리 충전, 약품 교체 등을 하세요. 스마트폰에 알람을 설정하거나, 구글 캘린더 등 일정앱을 활용해 정기적인 점검 일정을 관리하면 실천에 도움이 됩니다.
✔ 마무리하며: 오늘 당장 시작하세요
비상사태는 뉴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사는 곳, 우리 가족에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준비를 시작하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생수 한 박스라도 구비해두고, 손전등과 구급함을 확인해보세요. 작고 사소한 준비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